많이 춥던 지난 겨울 12월의 어느 날
어떤 것은 말라비틀어지고, 어떤 것은 변색이 되고 울퉁불퉁? 고르지 않게 자라나 있는 사랑초를 보고, 밑둥이를 싹둑 잘라주었습니다.
그렇게 해도 날이 포근해지는 봄이 오면 사랑초는 또다시 새싹을 피워내니까요.
사랑초가 저희 집으로 온 뒤로 처음으로 그렇게 잘라주었지요.
그리고,,,
2년 전 우리 꼬맹이가 사다준 선인장(얼어 죽었습니다.ㅠㅠ)에 꽂아져 있었던
“사랑합니다”라는 조그만 팻말~
선인장은 얼어 죽어서 버렸지만, 팻말의 ‘사랑합니다’가 예뻐서 화분 이쪽저쪽으로 옮겨 다니며 꽂아주며 발코니의 화분들과 함께했지요.
이 팻말을 지난겨울에 싹둑 자른 사랑초의 한쪽화분에 꽂아두었습니다.
잎들이 무성히 있던 자리가 없어지니까 서운해서 이놈을 여기다가 꽂아두자~ 하고 말이지요.
그리곤, 오며가며 ‘사랑합니다’를 그냥 봤습니다. 별다른 감정도 없이 말이지요.
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새싹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~
잎이 하나둘 나올 때마다 지나다니면서, 그 겨울을 이기고 나온 새싹에 봄이 주는 희망을 걸어보기도 하고, 좋은 일들이 가득가득 생길 것 같은 막연한 기쁨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었지요. 그냥 봄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기분 좋은 날을 선사합니다.
문득 사랑초를 보니,,,
같이 잘라줬는데, 새싹이 차이가 납니다. 그것도 제법~
‘사랑합니다’팻말을 꽂은 쪽이 훨씬 더 많이 자라 있네요...
신기하네요~ 팻말하나에 이녀석 사랑을 더 많이 받은 모양이네요.
예전에 어디선가 물의 결정체에 끼친 말과 글의 실험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~
제가 지금 단 몇 달 사이에 실험 아닌 실험 결과물을 보게 된 것 같네요.
시대는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좋아진 것은 분명한데,
해갈 갈수록 살기 바쁘고, 힘든 요즘에
우리는 “사랑”하는 표현을 얼마나 하고 사는지 한 번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아요.
힘들지만, 바쁘지만, 의식적으로라도 가까운 이에게 사랑합니다~ 라는 말 한마디 하고 살아야겠어요
오늘 저는 저에게 말합니다.
♡♡아~ 사랑해!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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