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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y story

그 아이 그리고 나,,,

by 금다빛 2015. 6. 2.

몇 년 전 뒷산에 올랐다 집으로 돌아오는데, 주택가 쓰레기더미 옆에서 조그만 화분 속에 웅크리고 있던 선인장하나 담배꽁초 더미에서 애처롭게 쳐다보던 이 녀석~

스쳐가던 나는 다시 뒤돌아 집어 들었지요. 조그만 화분 속에는 담배꽁초와 재들이 얼마나 가득하던지~ 그 내용물을 털어내고 선인장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지요.



남아있던 조그만 화분 속에 선인장을 다시 심고 물을 주고~~~ 애지중지 죽으면 어쩌나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고 또 보고 했었는데,

그해는 선인장이 살아난 게 그저 고마웠답니다겨울에는 행여 얼어 죽을까 다른 녀석은 제쳐두고 이 녀석 보온에 특별히 신경도 쓰고따뜻한 곳으로 옮겨 함께 보내기도 했지요.



시간이 지나면서 새순이 돋아났고그런 잎(?)에서는 담배꽁초 속에 생활한 독이 쌓여서 그런지~~ 선인장 잎마다 울퉁불퉁한 혹 같은 것들이 얼마나 많이 올라오던지 보기가 징그러울 지경이었는데지난해 겨울에는 다른 일에 신경을 쓰느라 발코니에 그냥 두었는데 그 덕분에 겨울을 막 지낸 잎들이 추위를 견뎌내느라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그래도 혹독한 겨울을 씩씩하게 이겨내고 또 이렇게 저에게 기쁨을 주네요. 



그런 이 녀석이 우리 집에 온 다음해부터는 해마다 화사한 꽃을 내게 선사합니다.

처음에 끊임없이 올라왔던 혹도 어느새 다 없어지고~~~

무럭무럭 커서 이웃에게 나눔도 했답니다그러고도 이렇게 풍성하게 내 곁을 지켜준 이쁜이



오늘 보니 화분이 너무 비좁군요진작에 큰 화분에 옮겨줬어야 하는데~~

별탈없이 잘 자라서인가 무심하게 그냥 지나친 내가 살짝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.



요즘 장 트러블 때문에 몇 개월을 고생하며 지내고 있는 내게 이쁜이는 내게

나도 살아났잖아하면서 내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이쁜아 고맙다!!!

어느새 내 곁을 씩씩하게 지켜주며 저렇게 무성하게 자랐다니~~ 새삼 감회가 깊네요.



이쁜이는 게발선인장

사람들이 게발 세발 해서 찾아봤더니 정확한 명칭이 게발선인장이라고 합니다.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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